AI가 죽일 줄 알았던 주식을 거장들은 왜 쓸어담았을까?
source: 채국장과 여의도투자자들 · 게시 2026-08-11 · 클립 2026-08-12 · 16분 🎯 전 세계 수익률 1위 크리스 혼과 거장 리루가 같은 시기 무디스·S&P 글로벌을 나란히 매수했다 — AI 대체 공포로 저평가됐지만 실적은 오히려 견고해, AI 시대 진짜 경제적 해자는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라는 신호로 읽힌다.
1. 🏆 두 거장의 동일한 베팅
📌 크리스 혼과 리루, 같은 종목을 같은 시기에
- 크리스 혼의 위상: 워런 버핏이 ‘고트(GOAT)‘로 불리지만, 작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크리스 혼이 전 세계 주식 투자자 1위(1황)에 해당한다. 그가 이끄는 TCI 펀드는 작년 한 해 주식 투자로 약 27조 7,000억원을 벌어들이며 역사상 최대 연간 수익 기록을 세웠다. 더 놀라운 건 반짝 성과가 아니라는 점 — 펀드 창업 후 22년간 벤치마크 대비 평균 9%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 리루의 동반 매수: 오늘의 ‘서브 주인공’인 리루 역시 크리스 혼과 거의 같은 시기, 같은 종목을 매수했다. 두 사람이 함께 담은 종목은 바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 글로벌이다.
- 집중 투자자들의 신호: 두 사람 모두 수백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크리스 혼은 보유 종목이 아홉 개 남짓, 리루도 15개 내외에 불과한 집중 투자자다. 1분기 13F 기준으로 무디스와 S&P 글로벌이 크리스 혼의 매수 상위 5위 안에 들었고, 리루 역시 몇 년간 관망 모드였다가 이번에 신규로 두 종목을 상위 5위 매수 목록에 올렸다는 점에서 신호가 특히 유의미하다.
2. 🧭 크리스 혼의 투자 철학 — 경쟁과 시간
📌 도발적인 명제
- 핵심 주장: 크리스 혼은 “투자에서 중요한 건 가치나 성장이 아니다”라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유명하다. 그가 보는 두 축은 경쟁(competition)과 시간(time)이다. 기업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이고, 그 활동에 가장 큰 위협은 경쟁이다. 또 투자의 목적이 장기 복리 수익이라면, 그 기업이 2~30년 뒤에도 생존해 있어야 시간이라는 조건이 충족된다.
📌 가치투자·성장투자에 대한 반박
- 가치투자 비판: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싼 ‘안전마진’ 구간에서 사는 게 통상적인 가치투자다. 하지만 크리스 혼은 “왜 내재가치가 우상향하는 게 당연하냐”고 되묻는다. 내재가치 자체가 흘러내리는 기업도 많기 때문에, 저평가 구간 매수가 곧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성장투자 비판: 항공운송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100년간 연평균 5% 성장했지만, 전 세계 약 800개 항공사가 좌석이라는 경기·계절 변동성 큰 상품을 놓고 출혈경쟁을 벌인 탓에 ROIC가 자본비용(WACC)을 밑돌아 정작 돈은 못 벌었다. 성장성만으로는 투자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 핵심: 크리스 혼은 “나는 좋아하는 주식보다 싫어하는 주식이 훨씬 많다”고 말할 만큼 눈높이가 높다 — 경쟁이 낮고 장기 생존이 가능한 경제적 해자 기업은 희귀하기 때문에, 발견하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리루도 “경제적 해자와 장기 성장 여력을 모두 갖춘 기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니, 올인해서 끝까지 보유하라”고 조언한다.
3. ⚠️ 무디스·S&P 글로벌, 왜 AI 공포에 빠졌나
📌 주가와 실적의 괴리
- 사업 구조: 무디스는 매출의 절반이 신용평가, 나머지 절반이 신용평가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솔루션 사업이다. S&P 글로벌은 신용평가, 데이터 분석에 더해 지수(인덱스) 사업까지 갖춰 더 다각화돼 있다.
- 주가 부진: 2025년 이후 두 종목 모두 S&P 500 지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그런데 EPS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반면 PER은 우하향하는 기이한 조합 — 즉 실적은 잘 나오는데 시장이 밸류에이션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 AI 대체 우려: “AI 딸깍하면 데이터 분석·솔루션까지 다 해주는데 너희가 무슨 경쟁력이 있냐”는 우려, 그리고 “더 발전된 AI를 에이전트로 활용하면 신용평가도 새 진입자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 그러나 실적은 정반대를 말한다
무디스의 26년 1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기존 데이터에 AI 모델을 얹어 상품을 업그레이드했더니 AI에 대체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잘 팔리고 있다. S&P 글로벌 역시 AI로 대체될 것으로 우려됐던 시장정보·신용평가·에너지 부문 매출이 오히려 성장했고 수주 계약도 늘었다. 게다가 AI 투자를 위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결국 신용평가를 받아야 하므로, S&P 글로벌은 AI발 자본시장 수요 확대의 수혜주이기도 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4. 🔑 AI 시대의 진짜 경제적 해자는 ‘데이터’
📌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반례
- 세일즈포스·서비스나우: CRM 시장의 지배적 기업 세일즈포스와 IT 운영·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나우도 “AI가 소프트웨어를 다 대체하는데 너희도 대체되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을 보면 향후 12개월 수주(cRPO)와 그 이상 기간 수주(RPO) 증가율이 오히려 평년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다.
- 락인 효과: 이유는 두 회사 모두 기존 잘하는 사업에 AI 모델을 얹었더니 고객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AI 내장 제품의 토큰 사용량을 공개했는데 거의 수직 상승하는 그래프를 보였다 — 고객이 “세일즈포스가 별로니 다른 걸 써야겠다”고 이탈하는 대신, 이미 쓰던 제품에 AI가 붙자 그대로 눌러앉는다는 뜻이다.
📌 모델은 상품화, 데이터는 독점
지금은 GPT·클로드·제미나이가 시장을 지배하지만, 최근 ‘키미’ 사태처럼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의 성능이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 VC 회사 a16z 대표에 따르면 자사에 투자를 요청하는 스타트업의 80%가 이미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쓰고 있고, 인간 경제활동의 80~90%는 IQ 110 수준의 모델이면 충분하다는 관측도 있다. 즉 최상위 모델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질수록 AI 모델 자체는 빵집의 빵처럼 상품화(commoditize)된다. 반대로 각 기업이 독점적으로 쌓아온 인하우스 데이터는 어떤 모델을 붙이든 대체되지 않는 진짜 해자로 남는다 — 크리스 혼과 리루가 무디스·S&P 글로벌에 들어간 이유다.
5. 🧩 세스 클라만의 3분류와 순환매 리스크
📌 AI 수혜주·피해주·무관주 3분류
‘안전마진’의 저자이자 보스턴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스 클라만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AI 수혜주, AI 피해주, AI와 전혀 무관한 종목으로 나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건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 같은 통상적 AI 수혜주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10% 미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오히려 시장이 “AI에 대체될 것”이라 여겨 저평가한 종목이나 AI와 무관해 관심을 못 받는 좋은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무디스·S&P 글로벌·세일즈포스·서비스나우처럼 AI 대체 우려로 저평가된 경제적 해자 기업들이 정확히 이 범주에 들어간다.
📌 다만 모멘텀은 아직 불리하다
- 주도주 vs 비주도주 격차: 현재 글로벌 기술주 내 상위 80% 종목과 하위 80% 종목의 수익률 격차는 역대급으로 벌어져 있는데, 무디스·S&P 글로벌류 종목은 이 주도주 그룹의 정반대편, 즉 시장이 대체될 거라 보는 쪽에 위치해 모멘텀상 불리하다.
- 순환매 변덕: 6월엔 가치주 로테이션이 일어나며 금융·헬스케어가 강세, 소프트웨어는 약세였지만 7월엔 반도체가 약세로 돌아서고 오히려 소프트웨어가 급등하는 등 순환매가 한 달 만에 뒤집혔다.
💡 핵심: 모멘텀은 왔다 갔다 하지만,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지금이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게 크리스 혼·리루·세스 클라만 같은 거장들이 동시에 이 영역에 주목하는 이유다.
6. 💬 진행자 코멘트 — 무형자산 해자와 반도체 대비
📌 왜 하필 지금, 이 종목들인가
진행자들은 미국 시장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다양한 상품 구성 덕분에 순환매가 활발하다는 점을 짚었다. 작년 SaaS 기업들의 이른바 ‘사포칼립스(SaaS Apocalypse)‘로 소프트웨어가 한 차례 저평가됐다면, 올해 7월부터는 반도체·하드웨어 쪽이 급락하는 등 장세가 계속 뒤집히고 있다.
- 브랜드·무형자산 프리미엄: S&P 글로벌과 무디스가 앞으로도 할 일을 생각하면, 이들의 브랜드를 대체할 회사가 마땅치 않다. 기업 회사채 발행 수요 자체가 오히려 AI 성장 산업화로 늘어나는 국면에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면, 이는 저점 매수의 기회이자 경제적 해자가 실재한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 반도체·메모리와의 대비: 최근 중국 CXMT발 범용 D램(그리고 낸드까지) 공급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경제적 해자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관련주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는 무형자산·브랜드 기반 해자를 가진 기업들의 상대적 견고함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 인상 깊은 문장
투자에서 중요한 건 가치나 성장이 아니다. 경쟁과 시간이다.
왜 내재가치가 우상향하는 게 자연스럽냐?
나는 좋아하는 주식보다 싫어하는 주식이 훨씬 많다.
경제적 해자와 장기 성장 여력을 모두 갖춘 기업을 만났다면 그것은 행운이니, 올인해서 끝까지 보유하라.
AI 모델은 결국 상품화될 수밖에 없다. 남는 건 데이터다.
⚠️ 핵심 포인트
- AI 공포 vs 실적 괴리: 무디스·S&P 글로벌·세일즈포스·서비스나우 모두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시장 우려로 주가가 눌렸지만, 실제 1분기 실적은 수주·매출 증가로 정반대를 가리켰다 — 시장 내러티브와 펀더멘털이 어긋날 때가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 집중 투자자 두 명의 동시 매수: 크리스 혼(TCI, 9개 남짓 보유)과 리루(15개 내외 보유) 모두 극소수 종목에만 베팅하는 스타일인데, 몇 년간 관망하던 리루까지 같은 시기 같은 종목을 상위 5위 매수에 올렸다는 사실은 우연이라기보다 뚜렷한 논리적 합의로 봐야 한다.
- AI 시대 해자의 재정의: 크리스 혼의 투자 철학(경쟁·시간)에 비춰볼 때, AI 모델 자체는 오픈소스·오픈웨이트의 급성장(a16z 조사 기준 스타트업 80%가 중국산 오픈소스 사용, 일상 업무의 80~90%는 IQ 110급 모델로 충분)으로 결국 상품화되고, 각 기업이 독점한 인하우스 데이터가 새로운 해자로 부상한다는 프레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 세스 클라만의 역발상 비중 배분: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 등 통상적 AI 수혜주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게 가져가고, 오히려 시장이 AI에 밀릴 거라 오판해 저평가한 종목·AI와 무관해 소외된 종목에 더 크게 베팅한다는 접근은 순수 모멘텀 추종과는 반대되는 전략이라 참고할 만하다.
- 모멘텀은 아직 불리하다는 점: 무디스·S&P 글로벌류 종목은 현재 시장 주도주 그룹과 정반대 포지션에 있어 기술주 상위·하위 종목 간 수익률 격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진 국면에서 단기적으론 불리할 수 있다 — 밸류에이션 매력과 모멘텀 리스크를 분리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 순환매의 변덕성: 6월엔 가치주(금융·헬스케어) 강세·소프트웨어 약세였다가 7월엔 반도체 약세·소프트웨어 강세로 한 달 만에 뒤집힌 사례는, 섹터 로테이션 타이밍을 맞추기보다 펀더멘털 기반 장기 보유 관점이 더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메모리 반도체와의 대비 사례: CXMT발 범용 D램·낸드 공급 확대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경제적 해자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무형자산·브랜드 기반 해자(신용평가·CRM 등)가 상대적으로 더 견고할 수 있다는 시각을 다음 리서치에서 검증해볼 만하다.